성소장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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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604

인간이 자유를 두려워하는 의외의 이유

누구의 명령도 받지 않고 온전히 나 혼자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질까요. 많은 사람이 자유를 갈망하지만, 막상 진짜 자유가 주어졌을 때 오히려 그 무게에 짓눌려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다룰 책은 바로 이 낯선 역설을 파고든 심리학의 고전입니다.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독일 출신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1941년에 쓴 저작입니다. 나치즘이 유럽을 휩쓸던 시대, 프롬은 근본적인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근대 이후 인간은 신분과 전통이라는 구속에서 벗어나 유례없는 자유를 손에 넣었는데, 어째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스스로 그 자유를 내던지고 전체주의라는 새로운 복종을 선택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프롬은 이 질문에 대해 명료하게 답합니다. ..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죽음에 이르는 병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실은 오랫동안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심지어 본인조차 몰랐던 상실. 오늘 다룰 책은 바로 이 조용한 상실의 정체를 파헤친 철학서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1849년, 실존주의 철학의 문을 연 덴마크 사상가 쇠렌 키르케고르가 쓴 대표작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절망을 단순한 감정이나 기분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절망을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어긋난 상태, 즉 인간 존재의 구조적인 병으로 진단합니다. 신체의 병이 죽음으로 이어지듯, 이 정신의 병 역시 존재 전체를 서서히 무너뜨린다는 뜻에서 그는 이 병에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키르케고르는 ..

인생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신호 (잠재의식의 힘)

누군가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일이 술술 풀리는 것처럼 보이고, 누군가는 애를 써도 늘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차이가 정말 운이나 재능의 문제일까요. 조셉 머피는 그 답이 밖이 아니라 우리 내면 깊숙한 곳, 좀처럼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에 있다고 말합니다. 『잠재의식의 힘』은 미국의 목사이자 심리학자였던 조셉 머피가 쓴 대중 심리학의 고전입니다. 출간된 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지만 지금까지도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읽히며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입니다. 머피는 이 책에서 인간의 정신을 의식과 잠재의식으로 나누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이야말로 삶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결정짓는 힘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부는 잠재의식 안에 있는 신념에 불과하다고 말입..

세네카가 말하는 인생이 낭비되는 과정

지갑에서 동전 하나가 빠져나가는 것도 아까워 몇 번이고 확인하면서, 정작 하루라는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에는 무심한 사람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쩌면 그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다룰 책은 이천 년 전 로마의 한 철학자가 바로 이 무심함을 향해 던진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인생이 왜 짧은가』는 스토아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가 쓴 짧지만 강렬한 에세이입니다. 세네카는 로마 최고 권력자였던 네로 황제의 스승이었고, 정치적 격랑 속에서 유배와 복귀, 그리고 결국 황제의 명에 의한 죽음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권력의 한가운데에서 인간의 욕망과 시간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었기에, 그가 남긴 시간에 관한 통찰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삶의 한복판에서..

똑똑할수록 일부러 재능을 숨기는 이유 (발타자르 그라시안)

회의실에서 누군가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첫 발언에서 한꺼번에 쏟아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감탄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그 사람에 대한 흥미는 빠르게 식어 갑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필요한 만큼만 말하고 나머지는 여백으로 남겨 둡니다. 그런 사람 앞에서는 이상하게 자꾸 다음 말이 궁금해집니다. 오늘 다룰 책은 바로 이 여백의 기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보는 지혜》는 17세기 스페인의 예수회 신부이자 사상가였던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쓴 처세의 잠언집입니다. 원제는 『오라쿨로 마누알』, 우리말로 옮기면 '손안의 신탁' 정도가 됩니다. 삼백 항목 가까운 짧은 잠언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은, 흥미롭게도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가 스페인어 원전을 직접 독일..

금서로서 지워졌던 2천년 전 위험한 지식 (헤르메티카)

지하 서고 깊숙한 곳, 오랫동안 아무도 펼치지 않은 책 한 권이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표지는 삭아 있고, 종이 냄새는 시간의 냄새를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적힌 문장이 인간이란 무엇인지, 왜 죽어야 하는지, 그리고 죽음 너머에 무엇이 남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 다루는 책은 바로 그런 문헌입니다. 《코르푸스 헤르메티쿰》, 우리말로는 흔히 『헤르메티카』로 옮겨지는 이 책은 기원후 100년에서 300년 사이, 로마 시대 이집트에서 쓰였습니다. 저자로 기록된 이름은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 '세 번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뜻입니다. 실존 인물인지 여러 저자의 집합적 필명인지는 지금도 학자들 사이에서 논쟁거리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 문헌이 중세 내내 서구 세계에서 실전되었다가 15세기..

매슬로가 말하는 인간이 공허한 이유 (매슬로우 욕구단계)

메슬로가 말하는 인간이 공허한 이유 📚 《존재의 심리학》 - 아브라함 H. 메슬로 결핍을 채우려는 존재이기만 하다면, 우리는 너무 작게 살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었는데도 공허합니다.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는데 설렘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도달한 자리가 기대했던 것과 다릅니다. 이 공허함이 낯설지 않다면, 메슬로의 이야기가 그 이유를 설명해줄 것입니다. 아브라함 메슬로는 욕구 5단계 이론으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입니다. 그런데 그의 더 깊은 작업은 《존재의 심리학》에서 펼쳐집니다. 그는 인간을 움직이는 두 가지 엔진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결핍 동기, 다른 하나는 존재 동기. 그리고 공허함은 대부분 이 두 엔진의 혼동에서 온다고 합니다. 결핍만 채우며 사는 삶은 쳇바퀴입니다. 하나..

앰패스(Empath's) 초민감자의 특징

📚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 주디스 올로프 UCLA 정신과 전문의 올로프는 말했다. 예민함은 당신만의 고유한 능력이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하루가 끝나면 이상하게 지칩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있다 오면 며칠씩 회복이 필요합니다. 누군가 슬퍼하면 그 슬픔이 내 것처럼 느껴지고, 분위기가 무거운 공간에 들어가면 그 무게가 몸으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종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예민한 걸까. 왜 남들은 아무렇지 않은 것에 나만 이렇게 힘들까. 주디스 올로프는 UCLA에서 수십 년간 정신의학을 연구한 의사이자, 스스로 초민감자입니다. 그는 《나는 초민감자입니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예민함은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라 당신만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앰패스(Empath)는 타인의 감..

에리히 프롬이 말한 진정한 사랑 (사랑의 기술)

📚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알지만 '사랑하는 것'은 배운 적이 없다. 사랑에 대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랑은 그냥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 아닌가요. 운명처럼 만나서, 빠져들고, 함께하는 것. 배워야 할 기술이라기보다는 그냥 일어나는 일처럼 여겨집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 생각에 정면으로 의문을 던집니다. 그는 『사랑의 기술』에서 말합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알지만, 사랑하는 것은 배운 적이 없다고. 빠지는 것은 수동적인 경험입니다. 누군가에게 끌리고, 매혹되고, 휩쓸리는 것. 하지만 사랑하는 것은 능동적인 행위입니다. 그것은 기술이고, 기술은 배워야 익힐 수 있습니다. 이것이 프롬의 사랑론이 특별한 이유입니다. 그는 사랑을 신..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는 사람의 비밀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는 사람의 비밀 📚 『에티카』 - 베네딕트 데 스피노자 감정은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순간 힘을 잃는다. 화가 났을 때, 그 화를 참으려고 애써본 적이 있으신가요. 불안할 때, 불안하지 않으려고 더 노력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경우 결과는 비슷합니다. 억누르려 할수록 그 감정은 더 크게 자리 잡습니다. 마치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 오르는 스프링처럼.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감정에 대한 완전히 다른 접근을 제시합니다. 그는 감정을 적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없애야 할 것, 통제해야 할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감정을 이해의 대상으로 봤습니다.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왜 일어나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 그 감정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한다고. 감정에 지배당하지 ..